홍콩 타임즈스퀘어 리미티드가 주관하는 지용호, 이환권 작가의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In between imagination and reality)>展이 7월 22일 홍콩 코즈웨이베이 타임즈스퀘어에서 개최된다. 타임즈스퀘어는 지역민들을 비롯하여 해마다 그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수준 높은 공연, 전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대만작가 밍주(Ju Ming)를 비롯해 중국의 세계적인 화가 황용위(黄永玉), 수젱구어(SuiJianguo), 위에민준(Yue Minjun) 등이 이미 홍콩 타임즈스퀘어에서 전시한 바 있다. 2009년 홍콩아트페어에서 지용호, 이환권 작가의 작품을 인상 깊게 접한 타임즈스퀘어 프로젝트 디렉터가 추진한 이번 전시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와 창의적인 재료 사용으로 또 다른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는 동시대 한국 조각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지용호 작가는 최근 작업한 ‘Bear 1’, ‘Rhinoceros 1’, ‘Lion 4’, ‘Horse 4’ 등 대형 작품 4점을 비롯하여, 총 11점을 출품한다. 그가 현대산업사회의 폐기물인 자동차 폐타이어로 만든 동물조각은 일종의 ‘뮤턴트(mutant)’로 인공적인 변이를 통해 탄생된 비정상적인 형태이거나 혹은 다른 종과 합쳐진 새로운 생명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는 유전자 조합과 같은 현대 과학의 발전이 생명체의 정체성을 사라지게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용호의 조각에 담겨있는 사회적, 예술적 메시지는 수많은 국내외 전시와 아트페어를 통해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을 뿐 아니라, 다시 태어난 뮤턴트의 과감하게 변형되고 왜곡된 모습은 타이어 특유의 거친 무늬와 검은색의 강렬함과 더불어 콜렉터들과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환권 작가는 무비 시리즈인 최근작, ‘Trinity’, ‘Leon and Matilda’ 2점과 함께 ‘장독대’, ‘바람 부는 날’, ‘먼 곳을 바라보는 남자’ 등 총 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환권의 작업에 나타나는 실제보다 길게 늘여지거나 납작하게 눌려진 신체는 과거 TV나 영화 화면 속에 종종 목격되던 왜곡된 이미지에 대한 경험에 기인한다. 그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재현하고 있지만, 형태를 왜곡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익숙함과 동시에 생소함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길게 늘여진 인체는 모던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펑퍼짐하게 눌린 형태는 친근감과 유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그의 작품에서는 신체와 사물을 왜곡시키는 물리적 요소가 곧 심리적 요인을 작동시켜, 관람객의 상상력을 도모한다. 이처럼 늘어난 세상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이 만들어내는 이환권의 작업은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을 비롯하여 해외 옥션와 아트페어에서 잇따라 큰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다.
이번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In between imagination and reality)>展은 그간 회화에만 집중된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의 두 젊은 대표 조각가를 통해 현대적으로 진보한 한국현대조각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본 전시에서는 이들 작가의 작품 제작 과정이나 작가 인터뷰 등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공간 안에서 숨쉬는 입체 작업의 묘미와 함께 작업과정에서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다각적인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각 장르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미술 속에서 전통 조각의 맥을 잇는 동시에 혁신적인 표현수단으로 국내외 미술계로부터 주목 받고 있는 지용호, 이환권 작가의 이번 전시는 7-8월 다채로운 테마의 축제들로 수많은 세계인들을 끌어들이는 홍콩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거듭 확인하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들 작가는 각기 2010년 8월 가나아트센터 서울(지용호, 김남표 2인전)과 2010년 9월 가나아트 뉴욕(이환권 개인전)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있다.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지용호, 이환권 작가의 잇따른 전시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기대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