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a Art

After participating in the 10th Paris Biennale in 1977, Chong Jaekyoo (b. 1949-) has lived and worked in Paris since 1978. In the 1980s, he studied at the Université Paris 1 Panthéon-Sorbonne, where he researched Western art theory, including the Suprematism of Malevich, Russian avant-garde artist, and the geometric abstraction of Mondrian, and in the early 1990s, he began working with fine art photography. With the aim of creating a new genre, the form of visual perception, this artist has strived to overcome the limited boundaries of photography, which generally represents objects or events as they are. Consequently, he has presented his so-called “fine art photography,” in which he weaves together narrow strips—5 to 10mm wide—cut out from photographic prints, appropriating the works of artists including Paul Cezanne, Pablo Picasso, Chinese Ming Dynasty artist Badashanren, and craft paper. Through this fine art photography work, Chong completely eliminates the narrative of the image, and transforms the very structure of physical time and space that appears in the recomposed image. In other words, his repeated process of deconstruction and re-connection is the act of giving a new narrative to his work. Moreover, by re-creating the photograph, which is a documentation of an instant, through the physical and manual act of weaving, he is leaving traces of time in the work. Hence, Chong Jaekyoo escapes from the general properties of photography, such as realistic representation and duplication, to present a unique world of art and aesthetics of slowness through weaving.


정재규(b.1949-)는 1977년 제10회 파리 비엔날레 참여를 계기로, 그 이듬해인 1978년부터 현재까지 파리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1980년대에 파리 1대학에서 수학하며 러시아 전위 미술 운동가인 말레비치의 절대주의(Suprematism)와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추상 등 서양미술이론 연구에 전념하였으며, 1990년 초부터 본격적인 조형사진 작업을 시작하였다. 작가는 사진을 주요 매체로 한 새로운 시지각(視知覺) 조형 장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사물이나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사진의 제한된 영역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에 따라 폴 세잔느, 파블로 피카소, 중국 명청대의 화가 팔대산인(八大山人) 등의 작품을 차용한 사진 인화지와 크래프트지를 5~10mm 폭의 얇은 띠로 잘라 직조하는 올짜기 기법을 활용한 ‘조형사진’을 선보여 왔다. 이러한 조형사진 작업을 통해 그는 이미지가 갖게 되는 내러티브를 완전히 제거하고, 재구성된 이미지에 나타나는 물리적인 시공간 구조 자체를 변형시킨다. 즉, 그가 반복하는 해체와 재접합의 과정은 자신이 의도한 새로운 내러티브를 작품에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작가는 직조라는 수공예적 신체 행위로 찰나의 순간이 기록된 사진을 재창조함으로써 작품에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이로써 정재규는 사실적 재현과 복제성이라는 사진의 일반적 속성에서 탈피하여, 직조를 통한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그만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제시한다.